Plot #4. P’s Kitchen
그녀는 기울어진 부엌에서
기울어진 잔에 물을 붓는다.
P’s Kitchen작업은 설치를 기반으로 한 사진과 영상, 드로잉으로 이루어진 작업이다.
이 시리즈들은 작은 플롯들로 이루져 있으며 그 플롯들은 서로 연관되고 분리된 이야기들이다.
모호한 장면들로 이루진 이야기는 일상적인 공간 속에서 상상력을 자극하는 영화의 연출 형식(혹은 영화세트)을 가지고 있다.
noname film시리즈가 현실을 영화세트장으로 바꿈으로써 작품 속의 군중들이 의지와는 상관없이 영화 속 엑스트라가 된 반면 P’s Kitchen의 작업은 좀 더 적극적으로 인물들이 등장한다.
기울어진 세트장은 실제의 현실공간에 놓여 그 공간과 혼합하여 이것은 가상의 장소라는 것을 의식하게 한다.
이는 우리가 인식하는 실제와 가상공간에 대한 질문을 조금 더 능동적으로 하고 있다. ● 박상호 작가노트 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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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과 영상작업, 설치와 드로잉까지 다양한 스펙트럼의 작업을 해오고 있는 박상호 작가의 신작전으로, P's Kitchen이라는 주제 아래 사진과 영상작업으로 새로운 시리즈의 내용을 선보일 예정이다.
2012년부터 K’s Room, 2013년 P’s Stair 등으로 이어진 그의 시리즈는 작가 자신의 트루먼 쇼를 재치 있는 작업으로 연출함으로써 관객들의 틀에 박힌 인식과 고정관념을 깨뜨리고자 하는데에서 시작되었다. 그만의 방법과 수단으로 “실제라고 인식하는 것”과 “실제”가 조화롭게 인식되는 것이 얼마나 어려운지 제시하며 착시를 목적으로 두기보단 기술적으로 뛰어난 마무리와 강한 표현력을 통해 예술작품으로서의 품격을 높이고자 한다.
2012년 에 선보인 K’s Room 시리즈는 기존에 제시해 왔던 허구와 실제의 경계를 넘어 그 안에 담겨있는 미스테리한 이야기를 선보이고자 했으며, 이어진 2013년 P’s Stair 전시에서도 ‘그 사람의 국적이 벨기에 였으면 좋겠어’ 철학자 P씨의 이야기를 담아냈다. 철학자 쇼펜하우어가 서술한 한 유명한 철학자의 방을 모티브로 하고 있는데, 칸트, 데카르트, 괴테 등 한 시대를 풍미했던 유명한 철학가들의 초상화가 기념비적으로 가득 차 있고 욕망이 절제된 철학가의 방에는 화려한 무대 뒤에 숨겨진 쇠퇴해가는 현실을 암시하고 있다. 박상호는 철학자의 방 내부를 묘사하기보다 내부가 가려진 방의 외부를 영화 세트로 묘사함으로써 불편한 현실을 혼합되고 가공된 현실로 위트있게 비틀고 있다.
올해 대구사진비엔날레 – 박상호 개인전 P’s Kitchen에서는 P씨의 어떤 미스테리한 이야기가 펼쳐질지 기대되는 순간이다.